본문 바로가기
한국 여행

67 (거제) 혜양사 입구 ~ 노자산 정상

by 호재 리뷰 2025. 10. 10.
반응형

노자산은 거제도 11대 명산 중의 하나로 정상(해발 565m)에 서면, 남해 바다와 거제의 다도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데, 특히 맑은 날에는 외도, 해금강, 통영, 남해, 심지어 대마도까지 보이기도 하며, 북병산과 능선으로 연결돼 있어 함께 산행하는 코스로도 많이 추천된다.

 

🚏 1. 고현터미널, 이 여행의 출발점

 

거제도의 중심, 고현터미널에서 51번 시내버스를 타고 40분쯤 가면 혜양사 입구까지 갈 수 있는데, 사등면 사곡해수욕장에서 우회전하고 거제면 중심을 지나 동부면 부춘리 방향으로 들어서면 곧 버스 종점인 혜양사 입구에 도착한다

 

 

🙏 2. 혜양사 입구 – 산 아래, 고요한 절집에서

 

버스에서 내려 숲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방금 하차한 51번 시내버스가 다시 거제 고현 시내로 나가기 전에 휴식을 취하는 차고지가 나오고 혜양사로 이어지는 우측 길과 숲길 방향의 계곡 길의 갈림길이 나온다. 우린 혜양사로 향하지 않고 숲길 방향의 계곡물을 따라 가니 구룡폭포 위쪽에 '독성각'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 전각이 나온다. 

 

 

독성각은 혜양사 법당에서 좀 떨어진 계곡 쪽 기도 및 수행을 위한 공간으로 나반존자를 모시고 있으며, 독성각 옆에는 용왕각, 산신각도 함께 있다고 한다.

 

🌲 3. 독성각 지나 초입 숲길 (1) – 숨이 차오르고, 마음이 풀어진다

 

독성각 옆으로 나있는 길로 들어가니 완만한 오르막 숲길이 시작되는데 주변에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나뭇잎과 돌이 섞인 흙길을 따라서 20~30분 가량 가면 임도가 나오게 되지만, 그 전까지는 계곡 쪽 가까운 지형이라 작은 물줄기나 습한 지대를 건너게 될 수 있고 그후 숲길이 어느 순간 조금 경사로 바뀌며 바위가 노출되는 지형이 간간이 나타난다.

 

    1.  

 

🌲 4. 임도 (1) – 차량 한 대가 지나갈 정도의 포장도로

 

숲길이 점차 넓어지며 흙길에서 자갈이나 잔돌이 섞인 길로 바뀌고 나무가 조금 덜 우거지며 주변 시야가 조금씩 열리자 임도가 나와서 왼쪽의 오르막 길로 향하니 밀알농장 표지판과 이정표가 나오는 갈림길에서 오른쪽 경사로로 걷기 시작했다.

 

 

오르막 경사진 임도를 따라 솔곶이 방향으로 500m 남짓 걷자 숲길 방향의 노자산 정상이라는 이정표가 나왔다. 그냥 솔곶이 방향의 임도를 따라 쭈욱 올라갈까 아니면 이정표가 가리키는 자갈들로 이뤄진 숲길로 들어가야하나 그 순간 고민이 되었지만 이정표를 믿고 자갈 길 숲길로 들어갔다.

 

 

🌲 5. 이정표가 가리키는 숲길 (2) – 죽은 나무들에 피어난 버섯들 구경

 

두번째 숲길은 아까 독성각 첫번째 숲길 보다 20도 이상의 경사진 길에다가 자갈도 많고 이틀전 내린 비로 인해 낙엽도 미끄러운 상태였으니 한발 한발 천천히 내딛으며 숲속에 죽거나 죽어가는 나무 사이의 버섯들을 관찰하며 가느라 나름 재미었다.

 

 

발걸음이 조금씩 무거워질 즈음, 문득 고개를 들면 나무 사이로 햇살이 비친다. 숨은 차오르지만 마음은 점점 가벼워진다. 두번째 숲길은 온통 숲의 초록으로 아주 짙고 나무 사이로 햇살이 간간이 스며 드는 곳으로 인위적인 흔적이 거의 없어, 거제의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숲길이었다

 

 

두번째 숲길의 끝에 있는 헬기장이 나타나기 전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정자가 나타나는데 거기서부터는 좀더 경사가 심해져 거친 숨을 고르며 힘을 내며 오르기 시작했다.

 

 

🪨 4. 바위구간 & 전망 포인트 – 풍경이 말을 걸다

혜양사 위 헬기장 임도에서 바라본 거제 의 산과 바다 풍경

 

혜양사 위 헬기장이 있는 임도에는 파쇄석이 깔려 있고 넓은 평지의 헬기장이 있어서 힘들이지 않고 노자산을 정상에 올라 거제도 바다 풍경을 누리려는 현지인들은 임도 위 사진 속 철제 계단부터 등산을 시작한다. 나중에 하산할 때는 자갈과 젖은 낙엽이 많은 두번째 숲길 대신에 위 사진의 솔곶이 방향으로 임도로 편히 내려왔는데 혜양사 입구로 가는 첫번째 숲길을 지나치지 않고 잘 찾아야 한다. 

 

하산시 선택한 솔곶이 방향 임도에 핀 노란 꽃과 노랑 나비

 

헬기장에서 노자산 정상 방향으로 능선 가까이 다다를수록 경사가 점점 더 뚜렷해지고 바위 지형, 돌출된 암석 등이 많이 구간이 나타나서 그 부근에서 올해 첫 단풍 나무를 발견하였다.

 

 

특히, ‘마늘바위’라 불리는 기암은 그 자체로 하나의 전시물 같다. 그리고 그 위에 서면 이런 게 바로 “조망”이구나 싶은 풍경이 열린다.

 

 

멀리 남해의 바다, 다도해의 섬들, 그리고 발 아래 펼쳐진 거제의 산과 마을들. 사방이 열리는 장면에서, 나도 함께 열리고 거센 바람이 불어온다. 조금 거칠지만 시원한 바람. 잠시 배낭을 벗고, 간식 하나 꺼내어 앉는다. 말이 필요 없는 순간이다.

 

 

마늘바위나 전망대 쪽이 이 산행의 하이라이트인데, 경사가 가팔라지거나 바위, 암반 위주 길이라서 손과 발을 써서 나뭇가지 또는 뿌리나 바위 틈새를 지난 후에야 누릴 수 있고, 이러한 한려수도해상공원 다도해의 여러 섬들이 떠 있는 모습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정상 부근 능선이나 데크길을 걸을 땐 바람이 강하게 부는 경우가 많지만, 사방이 탁 트인 시야가 주는 해방감이 커서, 산 아래로 펼쳐진 산자락과 바다가 하나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마지막 오르막의 힘겨움을 떨쳐 내고 모든 것을 보상받는다.

 

🏞️ 5. 노자산 정상 – 파란 지붕 같은 바다를 내려다보다

 

노자산 정상 565m 표지석 옆에 서서 사방을 둘러본다. 동쪽으론 해금강과 외도, 서쪽으론 통영과 남해, 아래로는 거제의 마을과 숲, 그리고 바다. 한쪽엔 거친 암릉, 다른 한쪽엔 부드러운 능선이 흘러간다.

 

 

 

 

이곳에서 마주한 풍경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시다. 누구와도 공유하고 싶지만, 동시에 혼자만 알고 싶은 욕심도 든다. 그만큼 노자산의 정상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

 

 

 

 

정점에 서면, 남해의 섬들과 푸른 바다가 눈 아래로 펼쳐져요. 특히 햇살 좋은 날엔 바다 색이 더 깊고 선명하게 드러나서 시원하고 울림 있는 풍경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이 장면 때문에 노자산을 찾는다고 한다.

 

 

☕ 하산, 그리고 작은 깨달음

 

노자산은 웅장하거나 화려하지 않지만, 그 대신 마음을 오래 붙잡는다. 도시와 자연의 경계에서, 바다와 산이 손을 맞잡는 곳. 언젠가 다시 떠오를 이 기억 한 조각을, 당신도 만나보길 바라며 이상으로 포스팅을 마치도록 한다.

 

 

 

반응형